열린 대문 사이로
검게 늘어선 사람들

자동센서
끔뻑,
-아이고...

-오셨다 오셨다

 

상 위에 일렬로 모신 과일들
일제히 한 쪽 무릎부터 바닥에 꿇는다
선두에선 장손과 장정들이
조상님 조상님 하면
구식 냉장고의 엄숙한 모터소리 음음

물러서 벽에 기대는 앞치마들
욕심이 피어올린 향이 천장까지 올라간다
눈치껏 압력밥솥은 김을 밀어올린다
-형님 -이번에 쬐깐한 부지는 저희가 하는 거니대이.
밥상 위 가지런한 딸기
전투태세를 하고 무릎꿇은 앞치마들
둘러앉은 밥상 잠시 고요하다
-우아래도 모르고 그런 법이 어딨노 임마!
세상천지 물도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법이야
젓가락에서 냉동문어가 미끄러진다
-두이소 제가 닦을게예

상이 하나 예상보다 이른 시각 엎어지고
부엌에 마지막 김이 서린다
-보소 카면 법대로 가니더
앞치마 하나 바닥에 헝크러지고
자리 지키던 손가락 하나가
방석을 베고 잠든 어린
아이의 귀밑머리를 넘긴다
씽크대 물이 똑 떨어진다



[독어-영어-한국어 번역]
루프트한자 기계의 관리인들은 그들의 눈을 믿지 않았다.
그들 앞에는 세 줄로 된 높은 의자에 가엾은 노인이 앉아 있었다.
승객은 외투를 입고 "커트 한 병만 부탁해"라고 말했다.
감사 결과 한 도시민 시각장애인 승객으로 이 비행기를 밀반입하는 데 성공했다.
휴버트 H.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잘 알고 있었다.
거리, 광장, 도시 공원너무 추웠을 때, 그는 공항 건물들 사이에서 따뜻한 숙소를 발견했다.
이제 그는 여행의 즐거움을 맛보았다.
첫 번째 클래스에 자신 있게 서 있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걸어 들어가십시오
그곳에서 그는 우아한 사업가들 사이에서 편안히 살았다.
뉴욕 케네디 공항에서는 노숙인의 화려한 양복여권도, 돈도 한 푼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6시간 동안 머무른 후, 그는 휴버 Huever Hueber H. 그는 고향인 프랑크푸르트로 끌려갔다.
그는 경찰서 취조를 받고 출두할 수 있었다.

[독어-한국어 번역]
루프트한자 기계 안의 관리인들은 그들의 눈을 믿지 않았다.
그들 앞에는 3열의 고급 의자에 불쌍한 노인이 앉아 있었다.
승객은 외투를 입고 "커트 한 병 주세요"라고 말했다.
감사 결과, 한 도시민은 시각장애인 승객으로 비행기에 밀반입하는 데 성공했다.
휴버트 H.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잘 알고 있었다.
거리와 광장, 그리고 도시의 공원에서 너무 추웠을 때, 그는 공항 건물들 사이에서 따뜻한 숙소를 발견했다.
이제 그는 여행의 즐거움을 맛보았다.
미지의 세계로 걸어들어와서 자신 있게 1등석
그곳에서 그는 우아한 사업가들 사이에서 편안하게 지냈다.
뉴욕 케네디 공항에서, 그 노숙자의 화려한 수트에는 여권이나 1센트의 돈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6시간 체류 후 휴버 H가 되었다. 그의 고향인 프랑크푸르트로 다시 이송되었습니다
그는 경찰서에서 심문을 받은 후 출두할 수 있었다.


구글보다 파파고를 즐겨 쓴다.
독어-한국어 바로 번역보다는 독어-영어-한국어 번역이 더 자주 나은 해석을 보였지만, 치명적인 실수도 있었다.
결론은 둘 다 참고하는 게 좋을 듯 하다.

나는 대학원 준비 때문에 인터넷으로 독일어 과외를 받는다.
독일에서는 디지털화(Digitalisierung)이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디지털화를 통해서 일상이 얼마나 달라졌나, 어떤 폐해가 있느냐에 대해 토론을 하는 것 같다.
도어락보다 열쇠를 많이 쓰고, 저작권 우려 등등으로 아직도 CD를 즐겨 듣는 독일이니까 관심 있는 주제일 법하다.

최근에는 프랑스에 사는 Paul 선생님이랑 아주 재미있게 독일어 수업을 하고 있다.
통번역대학원에 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작문 때문에 주로 글쓰기를 배우는데, 내가 구글독스에 작문을 해두면 그와 함께 1시간씩 고치는 방식이다.
얼마 전에는 기사를 보다가 그가 ‘디지털 공간에 있는 너무나 많은 정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폴한테 내 폴더폰을 보여줬다.
인터넷이 분명히 편한 측면이 많지만, 보면서 폐해를 너무 많이 느껴서 불편해도 폴더폰을 쓴다고 했다.
그는 흥미롭다며 자신도 인터넷으로부터 자신을 차단하려 노력한다고 동감했다.

그 인터넷에서 나는 수업을 받고, 그는 돈을 벌며 수업을 한다.

게임을 통해 만난 유저들이 정신적인 폐해에 대해서 얘기하는 꼴.

 

그래도 나는 인터넷에 재미있는 게 너무 많아서 안 쓰려고 한다. 너무 재밌는 공연이나 영화를 보고 돌아오면 일상에서 가라앉은 마음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영화를 보면 가끔은 의구심을 갖게 된다. 꿈을 이루는 영화를 볼 때는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는데, 내 삶은 이게 맞나’하고. 기분도 나쁘다. 일상에 약간의 요동을 일으킨다.

 

또 다른 이유는 인터넷으로 하는 일은 끝나고 나서 좋은 기분 유지하기가 어려워서.

스마트폰으로 매일 카톡을 하는 것은 당장은 편하지만, 할 말을 다듬어 주고 받고 문자함에 저장도 하던 옛날 방식보다 경솔해지고 가벼워진다.

 


카톡으로 가까운 사람과 연락하는 것보다, 당장 자극적이지 않더라도 산책을 하거나 앞산을 걷고 오는 게 하고 나서 훨씬 기분 좋은 일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인터넷을 줄이니 나를 더 불편하게 하는 자리를 다른 것들이 대체하는 것이다.

어쩜 기분 나쁜 일의 총량은 정해져 있는 걸지도.

 

요즘은 전세 계약기간이 끝나서 집주인에게 ‘법대로 하라. 사업이 안 돼서 어렵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런 일이 스마트폰보다 몇배로 신경쓰이고 기분 나쁘다. 전세 떼일 일은 안타깝게도 차단할 수 없다.

상황이 끝날 때까지는 속에서 어떻게든 맘에 맴돌게 된다.

이런 상황에 생각을 차단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명상이 좋을 것 같은데 그걸 할 에너지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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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
-마루야마 겐지의 단호한 말투와 자신만의 관점을 옳다고 고수하는 태도
-작가의 특이한 이력(통신소에서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일하다가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 회사에서 400매씩 써내려간 글에 상을 받게 되면서 소설가의 길로 들어섬)
-작가의 굳은 신조(적은 돈을 쓰고 자연 속에서 사람들과 거리를 두면서 좋은 글 쓰기에 몰입하는 태도)

밑줄?
시골생활의 효용성, 51-54쪽
- 내가 도쿄에서 살 때 의문스러웠던 것은, 다른 작가들과 같이 좁은 세계에 푹 빠져 있으면서, 억지로 혹은 의식적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추구하며 특징이 있는 소설을 잉태하고 싶어하는 자에게 도시생활이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또 소설가처럼 약간은 남다른 직업이 아무런 의심도 저항도 편견도 없이 간단하게 받아들여지는 도회지에 오래 살다 보면, 요컨대 끊임없이 소설에 착 밀착되어 있는 생활에 길들고 나면, 오히려 소설이나 인간이 들여다보이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스러웠다.
-서재에 틀어박혀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그런 생활에서 나오는 특징은 가식적이고 평면적인 것에 불과할 테니 그런 소설가는 한 명으로 충분하다.
-한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소설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일이, 혹은 육체를 항상 생기발랄한 상태로 유지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가는 막연하게 알고는 있어도 시도해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나는 소설에서 확실하게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몸을 격렬하게 움직인다. 이런 일과를 매일 반복한다. 그러면 어느 틈엔가 이미 소설가가 아닌 자신을 깨닫는다. 때로는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무한정 걸리지만 시골은 생활비가 비교적 저렴하므로 그리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

<백경> 너머, 106쪽-108쪽
-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할 무렵 <백경>과 만났다. 당시 내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은 책은 <백경>뿐이었다. 그 책을 읽었을 때 받은 충격이 너무도 강렬하여 이후 오래도록 문학에 대한 편견이 고쳐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미진한 구성이라 지적되고 있는 부분인 ‘고래의 하얌에 관하여’란 장도 매우 좋아했다.
-겨울 밤, 이불 속에서 이 책을 펼치면 나는 아주 행복했다. 피가 요동쳤다. 그런 나머지 어른이 되면 바다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선박 통신사를 양성하는 전문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무리 <백경>의 세계에 깊숙이 빠져들어도 멜빌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았다. 웬일인지 작가한테는 전혀 흥미가 일지 않았다. 그런 점은 지금도 변함이 없는 듯하다. 소설 같은 것을 쓰는 타입의 인간을 이리저리 들쑤셔보았자 어차피 별 재미도 없는 에피소드 몇 가지 드러날 뿐인데 그것을 억지로 작품세계에 끼워맞추는 그럴싸한 해설 따위 읽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리고 하얗고 거대한 고래가 과연 무엇을 상징하고 있는가 운운하는 억지 평론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 그런데 영화 <백경>은 완전한 실패작이었다. 단순한 예산, 시간, 연기력의 부족 등으로 인한 실패가 아니었다. 영화 <백경>을 보고 나서는 오히려 밑바닥을 헤아릴 수 없는 소설의 힘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다.
-소설의 재미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백경>이야말로 소설의 재미를 다 갖추고 있다고 대답하면 간단하지만, 쓰는 쪽의 입장으로는 <백경>에만 사로잡혀 있을 수는 없다. 그것은 아주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현대의 바다를 직접 목격했으니 어쩔 수 없다. <백경> 너머에 있는 것을 포착하지 않으면 안 된다.

2019년 9월 2일에 이미 B2를 땄음에도 불구하고 11월에 3.3.3.4를 받았다.

테스트다프는 5점이 가장 높은 수준이고, 4점 정도면 C1를 합격할 만한 수준이라고 들었다.

그 말은 즉슨 내 수준이 B2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공부를 안 했으니 아주 당연한 결과였다.

5-6일 바짝 한다고 되는 시험이 절대 아님을 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게다가 시험날 독감에 걸려서 컨디션 조절도 완전 실패였다. 스피킹하면서 휴지에 코 풀고 흐르는 콧물을 막아가면서 쳤는데.. 그 열정을 보고 4점을 줬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5.5.5.5. 받을 정도로 해야지. 계속 하겠다는 마음만 고쳐먹는 요즘이다.

https://www.jetzt.de/schwerpunkt-youtube/das-ist-jan-zimmermann-von-gewitter-im-kopf

Das ist: Jan Zimmermann, Youtuber mit Tourette-Syndrom

Der kann … … durch seine Krankheit in sehr unangenehme Situationen kommen. In einem Video beschreibt Jan Gisela wie einen Kobold oder eine Person, die Zugriff auf seine Stimmbänder oder seinen Körper hat. Dann kribbelt es kurz vorher in seinen Stimmbändern

www.jetzt.de

 

Das ist: Jan Zimmermann, Youtuber mit Tourette-Syndrom
-Er und sein Freund Tim wollen die Krankheit auf ihrem Kanal „Gewitter im Kopf“ entstigmatisieren.

 

투렛증후군 유튜버 얀 침머만

-그와 그의 친구 톰은 그들의 채널에서 병을 "머리속의 뇌우"로 명명했다.

*entstigmatisieren(= stigmatize 오명을 씌우다, 낙인 찍다)

Das ist …

… der 21-jährige Jan Zimmermann aus Bonn. Er betreibt seit Februar 2019 den Youtube-Kanal „Gewitter im Kopf“, auf dem er zusammen mit seinem besten Freund Tim Lehmann seinen Alltag mit dem Tourette-Syndrom zeigt. Bei „Gewitter im Kopf“ sprechen Jan und Tim über so ziemlich alles: Dass man mit Tourette alle Sportarten ausüben kann. Dass Jans Tics heftiger werden, sobald er Alkohol trinkt und sie aufhören, wenn er Sex hat. Und sie filmen sich dabei, wie Jan mit seinem Tourette kellnert, kocht oder ins Museum geht. Auf eine Interviewanfrage von uns haben sich Jan und Tim leider nicht gemeldet. 

 

21살 얀 침머만은 본 출신이다. 그는 2019년 2월부터 유튜브 채널 "머릿속의 뇌우"를 운영하고 있다. 그 채널에서 그는 그의 친한 친구인 팀 레만과 그의 투렛증후근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머릿속의 뇌우"에서 얀과 팀은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령, 투렛증후군이 있는 사람도 모든 스포츠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얀의 틱은 그가 술을 마시거나 섹스했음을 듣는 즉시 강해진다.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얀이 그의 투렛을 다루면서 요리하고 박물관에 가는지를 촬영한다. 우리의 인터뷰 요청에 얀과 팀은 아쉽게도 응하지 않았다.

 

*뇌우(=천둥 번개 동반한 비)

*ausüben(=excercise)

*heftig(=intensely, strongly)

*kellnern(=serve)

*die Interviewanfrage(=interview request)

왜 읽었나?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전남자친구가 좋아했던 책이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 도서관에서 발견했는데 타이밍 때문에 눈이 갔다. 같이 사는 언니도 각자의 비즈니스를 시작하려 하는 시점이라서 잘 읽혔고, 전체는 아니더라도 중간중간 읽어봤음 좋겠어서 요약을 했다. ‘린스타트업’보다는 짜여지지 않은 스타트업 지침서 이다.


밑줄친 부분

1장. 미래를 향해 도전하라
#신생기업과 새로운 생각

정치에서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 과학에서는 영국의 왕립학회, 비즈니스에서는 페어차일드 반도체의 ‘8인의 배신자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킨 주체는 일종의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소규모 집단들이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역으로 소규모가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큰 조직에서는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가 어렵고, 혼자서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러나 반대편 극단을 보면, 외톨이형 천재는 예술이나 문학의 고전을 남길지는 몰라도 산업 하나를 통째로 일굴 수는 없다. 신생기업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신생기업이 가진 강점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생각’이다. 새로운 생각은 ‘민첩함’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규모가 작아야 생각할 공간이 생긴다.

 

2장. 과거에서 배워라

#닷컴 붕괴가 남긴 교훈
1990년대에 있었던 ‘벽돌에서 클릭으로’의 이행이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하자 투자자들은 다시 벽돌(주택 공급)과 브릭스(글로벌화)로 되돌아 갔다. 그 결과 또 다른 버블이 양산되었고, 그게 바로 부동산이었다.

실리콘밸리를 고수하던 기업가들은 닷컴 붕괴 사태에서 4가지 큰 교훈을 얻었는데, 이 교훈은 지금까지도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다.

1. 점진적 발전을 이뤄라
원대한 비전은 버블만 키웠을 뿐이므로 받아주면 안 된다. 뭔가 대단한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무조건 주시해야 한다. 한 발짝씩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안전하게 전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2. 가벼운 몸집에 유연한 조직을 유지하라
모든 기업은 몸집이 가벼워야, 즉 아무 계획이 없어야 한다. 계획이란 건방진 생각이고 유연성을 저해한다. 그보다는 ‘될 때까지’ 계속 이것저것 시도해봐야 한다. 기업가 정신이란 결론을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실험해보는 것을 말한다.

3. 경쟁자들보다 조금 더 잘하라
진짜 사업성이 있는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미 고객이 확보되어 있는 사업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사람들이 아는 제품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키워야 한다.

4. 판매가 아니라 제품이 초점을 맞춰라
제품을 파는 데 광고나 세일즈맨이 필요하다면 제품이 충분히 훌륭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앞의 원칙들보다는 정반대의 원칙이 오히려 옳을 것이다.

1. 사소한 계획보다는 대담하게 위험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
2. 나쁜 계획도 계획이 아예 없는 것보다 낫다
3. 경쟁이 심한 시장은 이윤을 파괴한다
4. 판매 역시 제품만큼 중요하다

차세대 기업들을 세우려면 버블 붕괴 이후 만들어진 원칙을 버려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반대의 생각들이 자동적으로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남들과 다른 사람은 다수에게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4장. 경쟁 이데올로기

#전쟁과 평화

58쪽.
지는 것보다는 이기는 것이 낫겠지만, 싸울 만한 가치가 없는 전쟁이라면 모두가 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59쪽.
경쟁자를 이길 수 없다면 합병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5장. 라스트 무버 어드밴티지
62-63쪽

독점기업도 미래까지 살아남았을 때만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와 트위터 모두 몇천 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고, 수백만 명이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하지만 2013년 상장 당시 트위터의 가치는 240억 달러로 뉴욕타임스의 시가총액보다 12배나 큰 금액이었다. 2012년에 트위터는 적자를, 뉴욕타임스는 1억 3,300만의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말이다. 답은 현금 흐름에 있다. 위대한 기업을 결정하는 것은 ‘미래에’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10년간 트위터가 독점 이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반면 신문사들의 독점 시대는 이미 지났다. 간단히 말해 오늘의 기업 가치는 그 회사가 미래에 벌어들일 모든 돈의 총합이다.

#독점 기업의 특징

1. 독자 기술
2. 네트워크 효과
3. 규모의 경제
4. 브랜드 전략

74쪽. 작게 시작해서 독점화하라

8장. 발견하지 못한 비밀
126-130쪽.
#하고 테러리스트의 16세에 하버드대학교를 들어간 영재 테드 카진스키(Ted Kacznski)는 소포 폭탄 테러범으로 유명하다. 1995년 말 당국은 연쇄 폭탄 테러범의 정체나 소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는데, 가장 큰 단서는 익명의 3만 5천단어짜리 성명서였다. 카진스키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모든 개인이 “성취하려면 노력이 필요한 목표를 가져야 하고, 적어도 자신의 목표 중에 일부는 성취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카진스키는 인간의 목표를 세 종류로 나누었다.
1. 최소한의 노력으로 만족될 수 있는 목표
2. 부단한 노력으로 만족될 수 있는 목표
3. 아무리 노력해도 만족될 수 없는 목표
카진스키는 세상의 어려운 문제는 이미 다 해결되었기 때문에 현대인들이 우울하다고 주장했다. 이제 남은 것은 쉽거나 불가능한 것들뿐이고, 그런 일들은 추구해봐야 불만족만 깊이 쌓일 뿐이다.

카진스키가 취한 방법은 미친 행동이었지만, 기술적 개척정신에 대해 신념을 잃었던 그의 모습은 우리 역시 도처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다. 요즘 도시인들이 추구하는 힙스터 스타일이나 테러리스트들을 생각해보자.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은 모두 이미 누군가 했다면 무언가 성취하는 데 알레르기가 있는 척하면서 바리스타가 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테러리스트나 힙스터뿐만 아니라 근본주의자들이 가진 생각이다.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은 어려운 질문에 대해서도 절충안을 인정하지 않는다. 환경주의라는 현대의 종교에서 쉬운 진실은 우리가 반드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상은 대자연이 잘 알겠지만 대자연은 질문을 받지 않는다. 자유시장주의자들 역시 비슷한 논리를 숭배한다. 모든 것의 가치는 시장에서 정해진다. 주식 시세가 적정하냐고 질문해서는 안 된다. 시장은 우리가 알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땜누이다.

#숨겨진 비밀을 찾지 않으려는 이유

(지리학의 발전과 수 많은 개척으로) 물리적으로 개척할 곳이 점점 없어지고, 사회적 추세 네 가지가 더해지면서 숨겨진 비밀에 관한 믿음이 뿌리째 없어져버렸다.
1. 점진주의
: 학계가 새로운 영역 개척보다 별 중요하지 않은 논문을 많이 발표하는 것
2. 위험 회피 추세
: 숨겨진 비밀은 주류 세력의 점검을 받은 적이 없다. 실수하지 않는 것이 목표인 사람은 비밀을 찾아다니면 안 된다. 혼자서만 옳은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혼자이면서 ‘틀리는 것’은 견딜 수 없기 때문
3. 무사 안일주의
: 엘리트들은 숨겨진 비밀을 찾아 다니기보다는 편안하게 지대를 받으러 다님. 그들이 새로운 사고를 탐구할 자유와 능력을 많이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4. 평평화(flatness)
: 글로벌화로 세계를 동질적, 경쟁이 치열한 하나의 시작으로 인식함. 숨겨진 비밀을 찾으려는 사람은 ‘글로벌 인재 중 누군가 이미 발견하지 않았을까?’라고 의심. 한 개인이 독특한 무언가를 공헌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큰 곳처럼 보이기 때문.

#세상의 관습
133쪽.
금융 버블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시장에 비효율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장의 효율성을 믿는 사람이 많을수록 버블은 오히려 더 커진다. 1999년 인터넷이 비이성적으로 과대평가되었다고 믿고 싶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05년의 주택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애런 그린스펀은 “몇몇 지역 시장에서 거품의 조짐이 있다”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국가 전체 주택 가격에 거품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시장은 알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반영했으므로 결코 의심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그런 다음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폭락했고 2008년 금융위기는 수조 달러를 공중에 날려버렸다.

#비밀을 찾아야 하는 이유
137쪽.
숨겨진 비밀을 믿고 그것을 찾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보편화된 관습을 넘어 뻔히 보이는 곳에 숨어 있는 기회들을 볼 수 있다. FB 등 인터넷 기업들이 자주 과소평가되는 것도 똑같은 이유 때문이며, 이것 자체도 하나의 숨겨진 비밀이다. 다시 생각할 수 있는 통찰력으로 중요하고 가치 있는 기업을 세울 수 있다면 세상에는 아직도 세울 수 있는 훌륭한 회사들이 많이 남아 있다.

 

#회사를 세울 때, 다른 회사를 볼 때
어떤 회사를 세울지 고민할 때는 분명한 두 가지 질문을 해봐야 한다.
“자연이 말해주지 않고 있는 숨겨진 비밀은?”
“사람들이 말해주지 않고 있는 숨겨진 비밀은?”

독점의 숨겨진 비밀, ‘경쟁과 자본주의는 상극이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생각해보면 기업 이윤에 관해 정량 분석 해보면 경쟁과 함께 이윤이 제거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들이 말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자. 독점기업들은 자신의 독점 상태를 축소하려고 드는 반면 경쟁적 회사들은 자신들의 고유함을 전략적으로 과장한다.

#비밀을 아는 사람들의 전략 “무엇을 알 수 있는지 알았던 몇 안되는 사람들은 바보처럼 마음을 훤히 까발렸고, 인류는 언제나 그들을 십자가에 매달아 불태웠지.” 완벽하게 관습화된 것들만 믿는 사람이 아니라면,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아무에게나 이야기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필요하다면 얘기해도 되지만 그 외의 경우 결코 이야기하면 안 된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과 ‘아무에게나 말하는 것’ 사이의 중도의 길이 바로 회사다.

러시아어 통역가이자 작가인 요네하라 마리의 대담집이다. 약 10명의 일본 명사들을 만나서 나눈 대화를 말맛(?)을 살려 옮겨 놓았다. 목차에 있는 열 명의 일본 이름 중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다마루 구미코라는 이탈리아어 통역사, 번역사, 에세이스트와의 대화가 4개 정도 실려 있다. 대담집의 특성상 모든 대화가 인상 깊었던 건 아니다. 오늘 처음 요네하라 마리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 기쁜 마음에 기록해 둔다. 대부분 어린 시절을 체코에서 보내고 일본에 돌아와 얼마나 큰 문화 충격을 받았는지, 그리고 통역을 하면서 끊임 없이 배워야만 했고 그 속에서 알을 깨며 학습해온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90-91쪽 <평생 잊지 못할 수업> 중에서

- 저는 아홉 살에서 열네 살(1960년 1월부터 1964년 10월)까지의 5년 동안,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에 있는 소비에트 학교에 다녔어요. (중략)
학생이 그림이나 노래, 시 낭독 같은 것에 소질을 보이면 선생님이 진심으로 감동하며, 때로는 수업 중인데도 교실을 뛰쳐나가 교무실까지 가서, 교무실에 있는 모든 선생님을 불러오기도 했어요. 그리고 마찬가지로 주위 아이들도 함께 기뻐하는 거예요. 재능을 가진 사람과 같은 공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순수하게 기뻐하고, 그 사실을 축복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의 재능과 자신의 재능을 비교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요. 따라서 열등감이 전혀 없죠. 남의 발목을 잡거나 하는 일도 없고 질투라는 감정도 희박해, 그 점이 무척 기분 좋았어요. 그래서 열네 살 때 일본에 돌아왔을 때 ‘열등감’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서 쓰이는 걸 보고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예전에 첼리스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의 통역을 맡은 적이 있어요. 이 사람은 작가 솔제니친을 두둔한 죄로 소련 연방의 시민권을 박탈당해 망명했는데, 콘서트를 마친 어느 날 밤에 같이 보드카를 마시다 느닷없이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다며 울음을 터뜨리는 거예요. “총살당해도 좋으니까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하면서. 그는 망명 후 이미 16년 이상을 서방 세계에서 살고 있는데, 서방 세계에 살면서 가장 괴로운 것은 주위 사람들이 재능 있는 사람의 발목을 잡는 거라고 하더군요. 러시아에서는 재능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무족건적으로 사랑을 받고, 주위의 모두가 도와준다는 거예요. 나라에 따라 재능에 대한 반응이 전혀 다른 거죠.

- 그는 무대에 오를 때도 절대로 긴장을 안 한다고 해요. (중략)
“왜 긴장을 안 하세요?”라고 물었더니, “나는 천재니까”라고 대답하더군요. 그야말로 밥맛이죠?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내 재능은 신께서 내리신 것이니까 내 것이 아니에요. 나는 재능을 단순히 꺼내서 보여주는 것일 뿐이니까 긴장할 필요가 없죠”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는 독실한 러시아정교 신자여서 종교의 영향이 크겠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은 그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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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에 대한 감각도 길러진다는 걸 자꾸자꾸 잊는다. 감정도 발명된 것뿐이란 것도. 문화의 경계에 머물렀던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 그 점을 상기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좋았고, 소설이 얼마나 괜찮을지는 모르겠지만 작가의 커리어 때문에라도 한 번 읽어보려고 한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드디어 한국의 ‘작가’를 만난 느낌.
이 소설의 구조는 체스판 같다. 주인공인 말들을 조금 더 위협적인 포지션으로 바꾸면 상대가 반응하고, 그 반응을 진짜처럼 그리고 가짜처럼 보여주는 거다.

사이코패스같은 주인공이나 심약한 세영이에게도 내 모습은 있다. 그걸 교묘하게 변형했다.
있을법하지만 본 적없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그러나 있을법하게.

이 책을 왜 샀나?

제5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에서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고, 작가가 92년생으로 내 또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아이돌 팬질을 하는 20대 여자, 소재가 덕질하는 심리다.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원체 적어서 내려놓으려 했다. 그런데 뒷부분에서 정용준 소설가가 심사 경위를 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응모된) 소설들 중에서 가장 멋졌다.”, “롤랑 바르트를 연상케 하는 스타일과 지나치게 철학적인 사유라고 느껴질 만한 부분이 종종 있었다”고. 요즘 교보이북으로 책을 읽어서 검색해보니 중고책보다 비쌌다. 그래서 산 걸지도.

검색하다보니 ‘환상통’은 몸의 한 부위나 장기가 물리적으로 없지만 있는 듯 느끼는 감각이라고 한다. 절단된 사지에서도 통증이 느껴지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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